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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숙]
릴짱 ▲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민주주의를 혁신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 시민들의 참여, 숙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을 돕는 디지털 플랫폼을 설계하고 지원하고 있다.
ⓒ 빠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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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이 지났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열망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 뜨거운 광장의 목소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우리가 마주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온라인 골드몽 공간은 혐오와 극우 선동의 장이 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AI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비극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끈질기게 대화하고,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가 해결책으로 호출되는 이유다. 그러나 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변화 골드몽사이트 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들러리 서는 참여는 이제 그만
의회와 행정부에서는 수많은 토론회와 공청회가 열린다. 지역에서도 각종 정책사업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참여의 피로감을 호소한다. 최근 지역 협치회 교육에 참여한 한 시민은 "참여는 열심히 하는데, 뭐가 바뀌는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번 시민들은 박수치며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만, 그 결정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시 모이면 예전과 같은 이야기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참여의 효능감이 사라진 자리는 점차 회의감과 실망으로 채워진다.
'협치', '주민자치회', '참여예산', '마을공동체' 등 시민 참여 정책들은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고, 이로 인해 정책 간 연계성은 약하며 핵심 과제는 늘 후순위로 밀려난다. 지난 대선 이후 꾸려진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참여의 공간으로 주목받았던 '모두의 광장' 플랫폼조차 위원회 해산과 함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정권 교체와 행정 조직 변화에 따라, 참여의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고 휘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작년 12월, 불법게엄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
ⓒ 빠띠
참여와 협력의 경로가 필요하다
시민에게 더 많은 대화를 요구하기에 앞서, 참여의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고 축적될 수 있는 참여와 협력의 경로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디지털 기반의 시민협력플랫폼은 필수적인 대안이 된다.
시민협력플랫폼은 단순한 의견 수렴 창구가 아니다. 시민의 제안이 숙의 과정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촉진되며, 그 과정과 결과가 정책과 제도에 반영되는 참여와 협력의 공간이다. 이는 민주주의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일상의 민주주의로 전환시키는 핵심 인프라다. 시민의 제안과 숙의 과정은 '연결'과 '축적'이라는 디지털기술과 결합해 정책 권고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시민의 제안과 숙의가 정책 변화로 이어질 때, 시민은 변화의 주체로서 참여의 효능감을 회복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민들의 참여에 기반한 정책결정을 독립된 정책 분야로 다루며, 지속적인 제도 설계와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대만의 브이타이완(vTaiwan)으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주목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엔 국무부 산하에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을 두고 민주주의를 정책 영역으로 독립시켰다. 유럽연합 역시 '민주주의와 거버넌스를 위한 연구·혁신 지원(Research and innovation funding for democracy and governance)'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민주주의가 추상적인 가치나 구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투자해야 할 정책 영역임을 보여준다.
▲ 대만의 초대 디지털부장관이자 시민해커 출신 오드리 탕. 그가 참여한 브이타이완(vTaiwan)은 시민들의 참여에 기반한 정책결정을 시도한 사례로 꼽힌다.
ⓒ 위키미디어커먼즈
일상에서 작동되는 시민참여의 경험
시민참여의 경험을 구조화해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민주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K-민주주의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실 내에 '민주주의 수석'을 신설하거나, 통합 추진 체계인 '민주주의부(가칭)' 같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제도적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단순히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 참여와 숙의를 지원하는 기술과 제도가 공공 영역과 시민사회에서 충분히 연구되고 검증되어 제도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역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상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적합한 설계와 사용 윤리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술로 활용되어야 한다.
시민의 목소리가 서로 연결되고, 숙의가 협력으로 이어지며,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선언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 경험이 축적될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우리의 삶을 바꾼다.
▲ 황현숙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 본인
필자 소개 : 황현숙은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는 활동가입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대화와 거버넌스의 힘을 믿으며, 다양한 사회 의제를 공론화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왔습니다. '민주주의 서울', '정책소통포럼' 등 거버넌스 플랫폼과 정책 공론장을 운영하고, '한국의 대화' 같은 디지털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 모델 실험을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황현숙]
릴짱 ▲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민주주의를 혁신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 시민들의 참여, 숙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을 돕는 디지털 플랫폼을 설계하고 지원하고 있다.
ⓒ 빠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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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이 지났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열망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 뜨거운 광장의 목소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우리가 마주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온라인 골드몽 공간은 혐오와 극우 선동의 장이 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AI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비극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끈질기게 대화하고,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가 해결책으로 호출되는 이유다. 그러나 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변화 골드몽사이트 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들러리 서는 참여는 이제 그만
의회와 행정부에서는 수많은 토론회와 공청회가 열린다. 지역에서도 각종 정책사업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참여의 피로감을 호소한다. 최근 지역 협치회 교육에 참여한 한 시민은 "참여는 열심히 하는데, 뭐가 바뀌는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번 시민들은 박수치며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만, 그 결정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시 모이면 예전과 같은 이야기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참여의 효능감이 사라진 자리는 점차 회의감과 실망으로 채워진다.
'협치', '주민자치회', '참여예산', '마을공동체' 등 시민 참여 정책들은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고, 이로 인해 정책 간 연계성은 약하며 핵심 과제는 늘 후순위로 밀려난다. 지난 대선 이후 꾸려진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참여의 공간으로 주목받았던 '모두의 광장' 플랫폼조차 위원회 해산과 함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정권 교체와 행정 조직 변화에 따라, 참여의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고 휘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작년 12월, 불법게엄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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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협력의 경로가 필요하다
시민에게 더 많은 대화를 요구하기에 앞서, 참여의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고 축적될 수 있는 참여와 협력의 경로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디지털 기반의 시민협력플랫폼은 필수적인 대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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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이미 시민들의 참여에 기반한 정책결정을 독립된 정책 분야로 다루며, 지속적인 제도 설계와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대만의 브이타이완(vTaiwan)으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주목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엔 국무부 산하에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을 두고 민주주의를 정책 영역으로 독립시켰다. 유럽연합 역시 '민주주의와 거버넌스를 위한 연구·혁신 지원(Research and innovation funding for democracy and governance)'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민주주의가 추상적인 가치나 구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투자해야 할 정책 영역임을 보여준다.
▲ 대만의 초대 디지털부장관이자 시민해커 출신 오드리 탕. 그가 참여한 브이타이완(vTaiwan)은 시민들의 참여에 기반한 정책결정을 시도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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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작동되는 시민참여의 경험
시민참여의 경험을 구조화해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민주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K-민주주의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실 내에 '민주주의 수석'을 신설하거나, 통합 추진 체계인 '민주주의부(가칭)' 같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제도적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단순히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 참여와 숙의를 지원하는 기술과 제도가 공공 영역과 시민사회에서 충분히 연구되고 검증되어 제도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역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상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적합한 설계와 사용 윤리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술로 활용되어야 한다.
시민의 목소리가 서로 연결되고, 숙의가 협력으로 이어지며,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선언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 경험이 축적될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우리의 삶을 바꾼다.
▲ 황현숙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 본인
필자 소개 : 황현숙은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는 활동가입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대화와 거버넌스의 힘을 믿으며, 다양한 사회 의제를 공론화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왔습니다. '민주주의 서울', '정책소통포럼' 등 거버넌스 플랫폼과 정책 공론장을 운영하고, '한국의 대화' 같은 디지털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 모델 실험을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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