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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오늘의 김경숙상은 내게 영광이기보다 책임이다. 싸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피해자가 침묵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피해자가 떠나는 구조가 아닌 사회와 조직이 먼저 변화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
▲ 제 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상 시상식 수상자 대한항공 여성노동자 장유정(가명) 씨
ⓒ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한항공 여성노동자 장유정(가명)씨가 제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김경숙상)'을 수상했다.
야마토연타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한국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1월 1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공간 채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법정 안팎에서 목소리를 내고 연대활동을 이어가 감독기관의 시정조치와 회사의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며 "성희롱 피해자들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회사에 맞서 '진지한 대응'과 '성실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 바다신게임 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대법 "사업주, 가해자 사직서 한 장으로 책임 면할 수 없어"
2017년 장유정은 상사로부터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회사(대한항공)에 신고했으나 사업주는 가해자를 징계 없이 사직 처리했다.
7년 4개월. 그가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싸워온 시간이다. 그는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직장 내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멈추게 하기 위해, 싸움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사내 대응, 고용노동부 진정, 회사 상대 민사소송 청구를 이어갔다. 오랜 투쟁 끝에 2024년 11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대한항공 측 상고를 기각하고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를 별도 징계하지 않고 사직 처리한 대한항공에 피해 황금성릴게임 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사업주는 가해자의 사직서 한 장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회사는 피해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진정한 의사를 확인해야 하며, 이를 거치지 않은 무징계 종결은 불법"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원해서 무징계 처리한 것처럼 공표해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관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는 것 역시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 제 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시상식 2부 토크쇼 중 사회자 질문에 답하는 수상자 대한항공 여성노동자 장유정(가명)씨
ⓒ 한국여성노동자회
"싸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렇기에 출근한다"
지난 4월, 장유정은 승소 판결을 받고 일터로 돌아갔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주위의 배타적 시선, 동료들에게서 느껴지는 암묵적인 거리감, 침묵이 남아 있었다. 그는 '복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많은 피해자들이 마주하는 두 번째 낭떠러지'라고 말한다.
장유정은 그렇기에 버티며 회사로 나간다고 말한다. 그는 "직장 내 성폭력은 개인이 저지르지만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침묵은 조직이 만든다"며 "그 침묵을 멈추기로 했고 그것이 싸움이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피해자의 복귀는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어야 한다는 확신 하나로 오늘도 출근한다.
재판은 끝났지만 장유정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오히려 그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7년의 싸움은 그를 성장하게 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서울여성노동자회와 함께 대한항공 측에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전담 부서 신설을 위한 경영진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지만, 정작 내부에는 직장 내 성희롱 방지와 관련해 제대로 된 부서와 인력이 전무하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그가 길을 만들어 걷기 시작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면서 경험했던 피해는 회복이 됐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회사가 나를 배척했던 트라우마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측에 성희롱 방지 전담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 제 12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시상식 단체 사진
ⓒ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자 장유정, 여성운동가 장유정
"신상아 회장님이 안 계셨다고 한다면 제가 이 투쟁을...벌써 저도 동지가 됐나봐요."
'연대', '투쟁', '동지'. 전이었다면 익숙하지 않았을 단어가 이제는 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오랜 투쟁의 끝은 장유정이라는 활동가의 시작이기도 했다.
신상아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본인이 먼저 성희롱 피해 방지 담당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너무나 놀랐다"고 말했다. 비슷한 피해 사건을 맡게 되면 예전 기억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내담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늘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장유정을 '나보다 더 나은 활동가'라고 칭했다.
'노동자' 장유정은 '여성운동가' 장유정을 꿈꾼다. 그는 자신과 함께했던 동지의 길을 따라걷는다. 그는 "나처럼 재판에서 승소한 피해자도 고평실(고용평등상담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사업장에서의 구조 변화의 물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여성운동가가 되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숙상'은
1979년 YH무역 여성노동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폐업과 해고에 반발해 생존권 투쟁에 돌입했다. YH무역은 1970년 정부의 수출 지원책 덕분에 가파르게 성장했다. YH무역은 한때 재계 15위를 기록할 만큼의 큰 규모였으나 사업주는 회사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었다. 경영책임자는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진행하는 중에도 경영 손실의 문제를 저임금을 받으며 착취당한 노동자에게로 돌렸다. YH노동조합은 사측의 무책임함에 항의하며 신민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의 상무집행위원인 김경숙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목숨을 잃었다.YH노동조합 투쟁과 여성노동자 '김경숙'의 죽음은 박정희 유신체제 종말을 앞당기는 도화선이 되었다. 사람을 죽여 놓고도 "자살한 것"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던 유신정권과 결탁해 노동자를 착취한 자본가의 전횡에 사회가 분노했다.여성노동자들의 결의와 투쟁, 그리고 김경숙의 사회적 죽음은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의 봄을 불러왔다.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연대와 투쟁이라는 역동적인 생의 감각을 일깨운 김경숙 열사를 기려 2014년 '김경숙상'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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