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정락인 탐사저널 사건전문기자)
2009년 10월16일 개통한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중구 영종도를 잇는데, 길이가 21.38km에 달한다. 국내 최장거리 수상교량이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다리다. 바다 위를 지나는 구간만 12km에 달한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대한민국의 중심부로 들어오는 관문이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하며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드라이브 명소로도 꼽힌다. 바다를 물들이는 노을과 눈부신 조명이 빛을 발하는 야경은 특히 아름답다. 
그런 인천대교지 체리마스터모바일 만 '찬란한 빛'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깊은 어둠도 있다. 간간이 끼는 해무(바다안개)만큼이나 짙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있다. 개통 이후 투신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ChatGPT 생성이미지


인천대교 우주전함야마토게임 내려준 택시기사 신고로 '구조'
지금까지 90명이 투신했고, 이 중 67명이 숨졌으며, 14명이 실종됐다.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81명이 사망한 셈이다. 한 해 평균 5.6명이 투신하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 올해만 해도 15명이 투신했다. 이로 인해 인천대교에는 '자살 명소'라는 오명이 붙었 릴게임바다신2 다. 대체 누가 왜 인천대교에서 바다로 뛰어내린 것일까.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투신자들에게도 하나같이 말 못 할 사연들이 있다. 실직, 파산, 지병, 실연, 자산 폭락 등 개인적인 극한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들이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짤막한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메모를 유서로 남겼지만, 말없이 세상을 등진 사람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마지막 행선지가 인천대교였다는 사실이고, 시신이나 생존 상태로 발견된 곳이 차디찬 바다였다는 것이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투신자들은 '실종자'로 분류돼 그들의 영혼은 지금도 바다 위를 떠돌고 있다. 
9월26일 새벽 3시40분쯤 인천해양경찰서에 야마토릴게임 "사람이 떨어졌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된다. 인천대교 상황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해경이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주탑 부근 갓길에 40대 남성 A씨의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해경은 경비함정 3척을 투입해 주변 해상 수색에 나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달에만 인천대교에서는 A씨를 포함해 네 건의 투신 사고가 있었다. 모두 차량을 갓길에 정차한 후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다. 
2022년 11월4일에서 6일 사이에는 날마다 한 명씩 뛰어내렸다. 30대 남성(4일), 50대 남성(5일), 20대 남성(6일)이 잇따라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갑자기 바다로 투신했다. 그해에만 17명이 투신해 16명이 사망했다. 
2012년 8월9일 새벽에는 30대 남성 B씨가 친구와 술을 마신 뒤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투신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B씨는 5개월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그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인천대교였다. 
인천대교에서 투신하면 살아날 가능성은 아주 작다. 다리를 떠받치는 주탑 부근 도로의 높이가 화물선이 지나가도록 설계돼 해수면 기준 74m에 이른다. 아파트 20층 높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바다로 추락하면 머리가 먼저 떨어져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그나마 다리나 엉덩이가 먼저 떨어지면 의식이 있지만 허우적거리다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익사할 가능성이 높다. 한 번 떨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최근에도 투신 사고가 있었다. 10월31일 오후 20대 여성 C씨가 투신했다. 다행히 C씨를 인천대교에 내려준 택시기사가 투신이 우려된다고 신고하면서 투신 직후 발견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C씨가 투신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인천대교에서 바다에 투신한 사람들 대다수는 승용차를 타고 가다 갓길에 정차하거나, 택시를 타고 인천대교에서 내린 후 바다로 뛰어내렸다. 
인천대교가 '죽음의 다리'라는 소문이 나면서 미확인 물체를 목격했거나 기이한 현상을 체험했다는 괴담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운전자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실종 관련 목격담이다. 짙은 안개가 낀 어느 날 밤에 다리 한복판에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고, 그 안에는 지갑과 휴대전화 등 개인 소지품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운전자만 없다. 



2020년 8월10일 인천대교에서 투신한 남성의 승용차가 갓길에 주차돼 있다 ⓒ인천소방본부제공, 뉴스1


'죽음의 다리' 괴담까지 급속히 확산
차량 블랙박스나 다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다른 차량이나 사람이 접근한 흔적도 전혀 없다. 그러면서 운전자가 증발하듯 사라진 것이 온갖 추측을 불러온다. 사라지기 전에 괴물체를 봤다거나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운전자를 차 밖으로 끌어내 어디론가 데려갔다는 것이다. 
인천대교 아래 교각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비밀공간'이 숨겨져 있다는 말도 사실인 것처럼 떠돌고 있다. 이곳에 미지의 공간이 존재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가 있다거나 고대 유물이 존재한다거나 군사시설이 있다는 등이다. 물론 모두 허무맹랑한 내용들이 확대 재생산 과정을 거쳐 괴담으로 만들어졌다.
인천대교를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해무 속에서 정체불명의 물체를 봤다는 목격담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사람 형상을 한 검은 물체가 다리 난간에 서있었다"거나 "누군가 손짓하는 것을 봤다" 등이다. 물론 착시현상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CCTV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고 계속 강조하는 식이다. 
인천대교와 관련된 흉흉한 괴담은 단순히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일부는 실제 사건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과장하며 특정 국가 사람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9월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자 온라인에서는 "중국인이 아이를 납치한다"거나 "장기 매매를 위해 들어온다" "인천대교에서 수십 명이 실종됐다"는 식의 허위 괴담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심각하다. 물론 지금 떠돌고 있는 것들은 전혀 신빙성이 없거나, 착시현상으로 인한 착각, 악의적인 허위 괴담이 대부분이다. 모두 인천대교의 투신 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어두운 그림자다. 
그렇다면 인천대교에서 투신자들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인천대교 측은 주탑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인근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만약 주탑 근처에서 차량이 멈춰 난간 쪽으로 가면 상황실에서 경고 방송과 함께 사이렌을 울리고 경찰과 소방이 출동한다. 문제는 극단 선택을 마음먹은 사람에게 경고 방송은 무의미하고, 차량이 멈춘 후 투신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아 투신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11월18일 인천대교 모습. 투신 사건이 잇따르자 갓길에 세우는 주정차 방지용 드럼통이 철거된 지 두 달 만인 지난 10월 재설치됐다. ⓒ연합뉴스


뒤늦게 '안전난간 설치' 추진 중 
이에 따라 다리 난간을 더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인천대교 측은 철제 재질의 난간을 추가로 더 높게 설치할 경우 다리 하중이 증가하고 교량에 무리가 가서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추가 대안으로 추락 방지 시설이나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됐으나 다리 안전을 이유로 미뤄졌다. 
대신 인천대교는 2022년 11월 투신 방지용 플라스틱 드럼통 1500개를 갓길에 설치했지만 투신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투신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본래 갓길 기능이 상실되면서 고장이나 사고 같은 긴급 상황에 차를 갓길에 대지 못해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있자,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 8월 모두 철거했다. 그러자 지난 9월에 4명이 투신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면서 투신 방지 시설물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고, 두 달 만인 지난 10월에 플라스틱 드럼통 600여 개를 재설치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뒤늦게 국토교통부가 나서 인천대교 측과 '안전난간 설치 방안'을 협의 중이다. 설치 범위는 주탑을 중심으로 양방향 7~8km 구간, 높이는 2.5m 안팎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 측은 협의를 통해 내년 하반기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교량 구조의 안전성 문제, 막대한 설치·유지 비용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인천대교에 안전난간이 설치되면 투신 시도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교량 중 투신 1위 다리는 마포대교
최근 자살 시도 늘었으나 사망자는 감소 추세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한강에는 27개 대교와 철교 4개가 있다. 이 중 마포대교는 마포구 도화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잇는 다리이며, 투신자살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보행 접근성이 좋아 보행자가 가장 많고, 증권가인 동여의도 지역과 연결돼 있는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또 자살 명소로 알려지면서 타 지역에서 원정 오는 경우도 있다. 매년 수능시험일에는 경찰이 배치될 정도다. 
서울시는 마포대교 투신자살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다리 난간에 센서를 설치해 보행자 움직임에 따라 응원과 위로 메시지가 나오게 하며 '생명의 다리'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자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고, 자살률이 오히려 늘어나자 철거했다. 이후 수상 구간 펜스 높이를 1m 높이고 장력센서를 설치했다. 만약 투신 시도자가 펜스를 넘으려고 하면 119구조대에 신호가 가도록 했다. 
마포대교 육상 부분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도록 철제 펜스와 회전형 난간도 추가로 설치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마포대교의 자살 시도자는 늘어났지만 사망자는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살예방시설' 효과라고 보고 있다. 투신 시도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동조치와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포대교는 여전히 '자살률 1위 다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한강 교량(다리)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한강 교량 자살 시도는 780건이고, 이 중 마포대교가 194건이다. 지난해 총 건수 1272건 대비 마포대교는 354건으로 가장 많았다. 투신 시도를 막기 위한 안전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살 고위험군의 체계적인 관리와 자살 시도를 줄이기 위한 추가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