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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피가 장기간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개인투자자는 '쉬어갈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권가에선 하반기까지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31포인트(1.24%) 오른 3,449.62로 장을 마치며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수는 전장보다 13.82포인트(0.41%) 오른 3,421.13으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웠다.
사금융코스피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8.27% 올랐는데, 이 기간 외국인은 6조5,700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의 순매수 규모도 2조 원을 넘었다. 개인만 9조2,500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펀드(ETF)만 봐도 코스피 상승에 대한 불신을 확인할 수 있 일수 다.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ETF는 'KODEX(코덱스)200선물 인버스2X'로 약 3,151억 원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의 변동에 정반대로 2배씩 움직인다. 일주일간 코스피가 6% 이상 성장하면서 이 상품의 수익률은 -12.74%다. 2위도 코스피와 반대로 움직이는 '코덱스 인버스' 상품이었다. 3, 4, 7, 9 현대저축 , 10위를 차지한 ETF는 미국과 관련된 상품이었다. 5위와 6위는 금 관련 ETF였다.
증권가에선 정반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내외 투자 환경을 감안하면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 나간다는 것이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규제 등 리스크가 해소됐으며,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도 우호적 요인이라고 해석한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코스피가 최고 당일대출가능 치를 경신한 5번의 사례를 보면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평균적으로 약 33주간 상승세가 지속됐으며, 평균 26.2% 지수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고치 경신을 주도한 상승 요인은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 개선으로 연결되며,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특징이 확인된다"며 "반도체 이익 개선 기대감과 기저 효과에 10등급신용대출 따른 구조적 이익 사이클 상승 전환으로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며 신고가 랠리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도 투자 대기 자금을 쌓아두며, 코스피가 본격 상승세에 탄 것인지 관망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12일 기준 72조8,000억 원을 넘어서며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도 1억9,600만 달러로, 직전 주 대비 79% 줄었다. 투자금을 언제든 국내 증시에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와 코스피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만에 1,370원대로 내려왔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1원 내린 1,378.9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종가 기준 7월 25일(1377.9원) 이후 처음으로 1,380원 아래로 떨어졌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