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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전세보증은 주택시장 2019년 빌라와 다가구주택의 전세 사기가 사회문제로 부상한 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융위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산하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을 새로 출시하자 그동안 시장을 독점하던 국토교통부 산하 HUG가 ‘보증료 할인’ 등으로 맞대응하면서 공공기관 간 경쟁이 과열됐다. 늘어난 전세보증은 아파트 ‘갭투자’ 리스크를 낮췄고, 이는 수도 신한카드연체수수료 권 아파트값을 밀어 올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주무부처가 다른 공공기관 간 기능 중복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 산하 신용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술보증기금이 같은 기업에 제공한 중복 보증 규모는 매년 1조원이 넘는다. 한국수출입은행(기획재정부)의 대외채무보증과 무역보험공사(산업통상자원부) 중장기수출보험도 겹친다는 지 인터넷대출신청 적을 받는다. 국내 벤처투자 모펀드를 운용하는 성장금융투자운용(금융위)과 한국벤처투자(중기부)는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처별로 유사한 금융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조정하지 않으면 민간 시장을 구축하고 거품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장학재단
깡통전세 잡으려다…주금공-HUG, 보증 경쟁으로 '갭투자' 키워전세사기 잇따르자 보증 경쟁…업무중복으로 소모적 경쟁 유발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간 전세보증 경쟁은 정부 부처와 산하 공공기관들이 소리 없이 조직과 영향력을 키운 사례를 잘 보여준다.
저축은행고금리 ◇각종 사건·사고 때 쏟아지는 대책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9년 지방 부동산값이 일부 조정을 받자 다수 원룸에 ‘갭투자’ 했다가 잠적하는 전세사기 피해가 잇달았다. ‘깡통전세’ 피해를 예방할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 시장은 국토교통부 산하 HUG가 독점했다. 수도권 7억원 이하, 지방 5억원 이하 주택만 가입이 가능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하고 산하 주금공의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 판매를 허용했다.
주금공은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연 보증료를 아파트, 빌라 구분 없이 0.07%로 기존 HUG(아파트 기준 0.128%) 수수료의 55% 수준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HUG와 달리 전세대출 상환보증과 반환보증을 한 번에 가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UHG도 맞불을 놨다. 전세 보증료를 0.03%로 기존의 70% 이상 인하했다. 보도자료를 내고 “경쟁사 보증 상품보다 훨씬 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마케팅했다.
◇공공기관 보증서가 만든 시장 왜곡
공공기관 간 이런 경쟁은 서민들이 전세금을 떼일 리스크를 낮추고, 가입자 수수료 부담을 줄인 효과를 냈다. 하지만 다양한 부작용도 함께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공공기관들이 전세보증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결과 갭투자 아파트의 전세 거주 리스크를 낮췄고, 이는 다시 갭투자 유인을 키우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수천만원, 수억원씩 올려도 공적인 전세보증으로 대출을 상대적으로 쉽게 받을 수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 조성됐다”며 “최근 4~5년간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전세보증을 남발한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5월 ‘우리나라 주택 정책금융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관할 부처가 다르다 보니 업무 협조, 정보 공유도 원활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2022년 전세사기 특별단속 후 공공기관 간 중복 보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올 7월 감사원이 발표한 주금공 정기감사에 따르면 하나의 임대차계약서를 통해 주금공과 HUG 두 기관에서 보증받은 중복보증은 182건에 달했다. 이 중 21건이 사기대출이었다. 주금공, HUG는 감사원 지적을 받은 후에야 공동 협약을 맺고 보증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전세보증 관련 금융·보험 상품이 사라진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은 전세보증서만 있으면 관행적으로 대출을 내줬다”며 “공공기관 보증 부실에 따른 수수료도 가산금리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복 업무 조정해야”
부처별 유사 공공기관 간 업무와 역할 중복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중소기업 대출 보증이 핵심 업무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같은 업무를 하지만 별도 조직을 꾸리다 보니 인력·예산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매년 두 기관에서 겹치기 보증받은 기업의 보증 규모는 1조원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신보·기보 통합 논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오지만 매번 부처 논리와 노동조합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고 꼬집었다.
수출입은행의 대외채무보증과 무역보험공사의 중장기수출보험은 대출·채권 회수 등 구조가 사실상 같은 상품이다. 수은과 무보의 소관 부처는 각각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로 나뉘어 있다. 정책서민금융 관련 조직도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별로 쪼개져 있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관별 중복 업무를 재조정해야 국가 전체 효율성이 높아지고 금융소비자의 편의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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